"전 사람들의 의견에 주로 맞춰주는 편인데 연애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데이트 전날 "내일 뭐하고 싶어?" "뭐 먹고 싶어?" 물어보면서 덧붙여요."나는 다 괜찮아." 그런데 사실은 괜찮지 않은 것 같기도 해요. 제 여자친구는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편인데 전 매운 음식을 잘 못 먹거든요. 그치만 여자친구가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은 같이 먹으러 가고, 여자친구가 좋아하니까 먼저 제안한 적도 있어요.
음식 말고도 데이트할 때는 제 취향이 아닌 영화를 자주 봐요. 물론 여자친구를 좋아하니까 원하는 대로 맞춰주고 싶은 건데... 언제부턴가 데이트가 끝나고 집에 오면 긴장이 풀리면서 편안해하는 저를 발견하게 됐어요. 점점 데이트가 재미없고, 부담이 되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찾게 돼요."
타인에게 맞추어주는 나, 자존감이 낮은 걸까?
인간관계에서 다른 사람들 의견에 따라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어도 말을 하지 않는다. 주로 상대가 하자는 대로, 원하는 대로 "그래" "좋아" 하며 따른다. 그리고 집에 오면서 생각한다. '아... 난 그거 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래서 혼자가 편하기도 하지만, 막상 혼자 있으면.... 외롭다고 느낀다.
흔히 자기 생각이나 감정을 잘 말하는 사람을 보면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 반대로 본인 의견을 잘 말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맞추어주는 사람들을 보면 자존감이 낮아 보인다고들 한다. 타인에게 맞추어주는 사람은 다른 이들의 눈치를 보는 것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는 것이 나쁜 것일까?
아니다. 눈치를 보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세심하고 민감하게 다른 사람을 살필 수 있는 것도 능력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심리학에서는 눈치를 살피는 면이 강점인데, 왜 우리의 삶은 힘들고 기가 빨리는 걸까?
그건 다른 사람을 살피되, 자기 자신도 챙기면서 균형을 맞추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눈치를 보는 사람들은 타인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동안 자기 자신을 망각한다. 자신의 시선, 마음, 생각이 모조리 타인에게 향해 있다 보니 내 기분과 감정, 생각 등을 잊어버리게 된다. 이렇게 자신을 망각하면, 그 관계에서 '나'라는 사람은 사라진다. 그리고 관계의 주도권을 빼앗기며 중심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당신이 주변에 잘 맞춰주는 사람이라면, 자존감이 낮은 것이 아니라 타인의 입장을 생각하는 강점을 가진 사람인 것이다. 다만 균형을 맞추는 방법이 필요할 뿐이다.
이효리가 소신 있게 말을 잘하는 이유 이효리가 자기 표현을 잘한다는 건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이효리가 방송가의 섭외 0순위인 이유는 신선한 얘기를 계속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녀는 이야기를 잘 준비해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그 순간 생각나는 대로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는 것.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전달될지도 생각하고 준비하는 자세와 준비 덕분에 방송에서 그녀는 보는 사람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자기 의견을 표현하고, 수위 조절까지 하며 '할 말을 하는 것'이다. 남편 이상순이 이효리에게 해준 말이 있다고 한다. "남이 생각하는 나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야"라는 말인데 남편의 애정어린 조언을 잘 구체화한 모습이다.
KBS '해피투게더3'
나답게 살기 위한 용기?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심리학자나 유명한 강연을 들어보면 자신의 의견을 '용기 있게' 표현하라고 조언한다.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 맞다. 그런데... 쉽지가 않다. 일단 두렵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맞춰주는 이유는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기 때문이다. 그들도 처음에는 친구나 연인에게 '난 이거 먹고 싶어'라고 말하는 것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다리가 아프면 더 이상 못 걷겠다고 말하는 것도, 그 영화가 보고 싶지 않다면 보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것도 생각해보면 어려운 말은 아니다. 하지만 어쩐지 말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 사람과 관계가 나빠질까봐 염려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 가지 전략을 준비하는 건 어떨까? 무작정 내가 원하는 것을 용기 내어 표현하기 보다, 내 의견이 상대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예행 연습을 미리 해보는 것이다.
내 생각을 말하지 못하고 남의 의견을 따라가는 상황들의 예시를 적어보고, 그 상황을 다시 겪게 된다면 어떻게 말할지 미리 할 말의 문장을 만들어 보자. 마치 고객센터 상담원들이 질문을 들었을 때의 답변을 미리 답지처럼 만들어서 대응하는 것과 같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미리 생각해보지 않고 내 의견을 무작정 표현하기만 하면, 내가 원하는 긍정적인 피드백 보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게 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 다짐했던 거부 표현을 돌직구로 뱉어버린다면? 분위기는 싸해질 수도 있다. 너무 직접적이면 상대가 나를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으로 인식하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원하는 것을 말하더라도 상대방과 나 사이의 입장을 생각해서 말하는 준비를 해야 한다. 준비는 미리 말할 문장을 만들어 놓는 것이다!
🎼 오리발by. 김세정
이 노래는 김세정이 김세정에게 보내는 응원가다. '사실 내가 몸 담고 있는 연예계를 비롯해 모든 직종에 계신 대단한 분들은, 어떤 어려움도 견뎌내며 꿋꿋이 한 자리에 오래 버텨내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과물이 보장된 것도 아니고 뚜렷한 목표가 보이는 것도 아니지만, 꾸준히 물 밑에서 발을 움직이는 오리처럼 한 우물을 파는 그 분들의 모습이 멋있어 보여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쓰게 되었다. 나 역시 나의 길을 가겠다고 다짐하는 메시지도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당신이 그동안 하고 싶은 말을 삭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맞춰준 모습은 인간관계에서 잘 지내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런 모습으로 살아온 당신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노력했다면 그만한 보상이 있어야 하는 법. 당신이 배려하는 마음으로 말하지 않았던 모습, 상대와 잘 지내고 싶은 마음으로 말하지 않은 모습을 알고 있다. 물 밑에서 열심히 발로 헤엄치는 오리의 발처럼, 당신의 마음은 보이지는 않지만 열심히 퍼덕이며 살아왔다. 앞으로는 당신이 하고 싶은 말, 당신이 하고 싶은 것, 당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길 응원한다. 당신은 세심하고 배려 깊은, 좋은 사람이니까.